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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
범퍼를 바꿨더니 세금을 덜 낸다? 자동차 절세의 비밀!
작성일 : 2019-02-19 조회수 3152
안녕하세요. (차)에 대한 (차)이를 만드는 (차)차차 차기자입니다.

자동차는 그야말로 ‘세금 덩어리‘입니다. 상류층의 사치품 성격에서 출발한 까닭에 옛날부터 이런저런 명목으로 세금을 부과하던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가 필수품인 지금도 이런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취득세, 등록세, 부가세, 교육세, 개별소비세, 자동차세 등공장에서 태어나 고철로 사라질 때까지 다양한 이유로 세금을 내야 합니다.



왕족이나 상류층이 구입했던 1920년대 고급차 부가티 로얄

조세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차체 크기, 쓰임새, 엔진 배기량에 따라 일정한 구간마다 세율이 달라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는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세금 부담이 적도록 차를 설계하여,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동차 회사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살짝 모자른 엔진 배기량

자동차 등록증을 한 번이라도 살펴보았다면,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하셨을 겁니다. 실제 엔진 배기량이 알려진 엔진 배기량보다 조금 적다는 사실을요. 대부분 차는 엔진 배기량이 100cc 단위에서 살짝 모자라게 설계됩니다. 아반떼 1.6L(1,600cc)는 1,598cc, 쏘나타 2.0L(2,000cc)는 1,999cc,그랜저 3.0L(3,000cc)는 2,999cc입니다. 이는 엔진 배기량 구간에 따라 자동차 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1cc당 세액이 1,000cc ‘미만’ 80원, 1,600cc ‘미만’ 140원, 2,000cc ‘미만’,200원, 2,000cc ‘이상’부터 22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엔진 배기량이 단 1cc만 낮아도 세액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6기통 2,996cc 배기량의 M276엔진은 엔진 모듈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중국의 세금 정책을 고려해 만들었다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이웃한 중국은 엔진 배기량 구간에 따라 세금 차이가 우리보다 큽니다. 배기량에 따라 찻값에 붙는 소비세가 다른 것인데요.1,000cc 미만 1%, 2,000cc 미만 3~5%, 3,000cc 미만 9~12%, 4,000cc미만 25%, 4,000cc 이상 40%를 찻값에 과세하고 있습니다. 즉 3,000cc 구간을 넘어서면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입니다.


중국에서 마이바흐 S680의 값은 한화로 약 5억 1,000만원. 15%에 달하는 수입차 관세를 비롯한 다양한 세금 때문이다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차이나]


메르세데스-벤츠를 예로 들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450(2,996cc)은 마이바흐 S560(3,982cc)과 편의 사양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각각 140만 위안(2억 3,280만원), 214만 위안(3억 5,580만원)으로 차이가 크게 납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몇 년 전 주력 엔진 라인업을 4기통 2.0L 터보, 6기통 3.0L 터보, 8기통 4.0L 터보 세 가지로 단순화시켰습니다. 엔진 모듈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중국의 세금 정책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또한 다른 나라에 없는 작은 배기량 모델을 중국 시장에서 주력으로 내세워 가격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AMG 43과 400시리즈의 바탕이 되는 6기통 2,996cc 트윈 터보 M276에 출력을 조금 더 낮추고 320시리즈(E클래스, CLS, S클래스)를 중국에서만 팔고 있습니다.


배기가스 검출량을 시험하는 모습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연비를 좋게 만들어 세금을 줄이자!

엄밀히 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는 사실상 연비 규제나 다름없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연비의 상관관계는 99.9%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연료에 막대한 유류세를 지우는 우리나라도 보유단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연비) 규제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유럽연합은 주행거리 1km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에 따라 자동차 구입 시 내는 세금이 다른 나라가 많습니다. 프랑스는 CO2/km배출량이 20g 미만일 경우 6,300유로, 21~60g까지 1,000유로를 자동차 구매자에게 지급하고, 반대로 250g 이상은 최대 8,000유로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또한 연간 자동차세를 CO2/km 배출량 1g당 2유로로 책정했습니다. 독일은 95g/km 미만일 경우 면제되며, 95g/km 이상부터 1g당 2유로를 내야 합니다.


유럽기준 45~50km/L의 연비를 인증받은 740Le [출처: BMW]

아울러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유럽연합은 자동차 제조사에 내년까지 판매하는 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km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정부에서 부과하는 막대한 이산화탄소 페널티를 물어야 하죠.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급차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예컨데 BMW 740Le 같은 경우에는 4기통 2.0L 터보와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함께 조합한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56g/km에 불과합니다. 이를 통해 고출력, 대배기량, 저연비로 구성된 BMW 전체 모델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출 수 있지요.




토요타의 박스형 경차 픽시스 [출처: 토요타]

작은 차는 세금 부담도 적다
작은 차에 세금 혜택을 주는 나라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은 세계에서 ‘유이한’ 경차 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일정한 크기와 엔진을 충족하는 차는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일본은 배기량 660cc 미만, 길이 3.4m, 폭 1.48m, 높이 2.0m 미만을 만족하는 경차에 한해 1년 자동차세 7,200엔, 자동차 중량세 4,400엔만 내며, 취득세도 40% 인하해 줍니다.


우리나라는 일본 경차 제도를 우리네 실정에 맞게 손질했다 [출처: 스즈키, 한국GM]

우리나라는 일본에 영향을 받아 1990년대부터 경차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배기량 1,000cc미만, 길이 3.6m, 폭 1.6m, 높이 2.0m 미만을 만족하는 경차에 한해 등록세, 취득세, 공채,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며, 유료도로와 공영주차장 50% 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또한 1가구에서 경차 한 대만 자가용으로 굴리는 경우(트럭, 승합차 합산 제외)에는연간 20만원에 해당하는 유류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앞범퍼 아래를 깎아 진입각을 높인 2018 스포티지 미주형(좌측) [출처: 기아]

범퍼를 깎았더니 벌금이 줄었다?
미국에서 일부 SUV가 범퍼 형태를 바꾸고 세금을 절감한 바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자동차 제조사 평균 연비를 계산해서 EPA가 정한 연비 규정보다 낮은 제조사에 벌금을 물립니다. 승용차와 경트럭(Light Truck) 두 가지 분류로 나뉘며 경트럭 연비 기준이 승용차보다 낮은 편입니다. 이는 무겁고 덩치 큰 경트럭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죠. 이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약간의 잔머리를 굴렸습니다. 승용차를 경트럭으로 인정받아 제조사 평균연비를 높이려 한 것이죠.



앞범퍼 아래를 깎아 진입각을 높인 미국형 렉서스 NX(좌측) [출처: 렉서스]

미연방이 정한 경트럭 기준은 총중량 3,855kg 미만, 진입각 28° 이상입니다. 승용차와 다름없는 요즘 SUV는 진입각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렉서스와 기아자동차는 자사의 소형 SUV NX와 스포티지의 앞 범퍼 아래를 깎아 진입각 28° 이상을 충족시켜 경트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디자인이 너무 과격하게 변한 탓에 다른 나라에 파는 사양에는 이 범퍼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관련한 각종 세금은 담배, 주류와 함께 물건에 직접 과세하는 대표적인 간접세 중 하나입니다. 특정 시기마다 적잖은 돈을 내다보니 이에 대한 조세 부담이 매우 큽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꾸준히 올라 투기의 대상으로 떠오른 부동산과 달리, 자동차는 사자마자 재산 가치가 빠르게 하락합니다. 그러나 수천만원짜리 자동차가 수억원짜리 아파트보다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지우는 현재의 정책은 다소 불합리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동차 보유자에 대한 과도한 세금 혜택을 손질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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