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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기사회생 이끈 LPG, 새로운 대세일까 반짝 유행일까?
작성일 : 2019-08-29 조회수 2857

지난 7월,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 큰 이변이 하나 있었다. 르노삼성 QM6가 처음으로 판매량 2위에 올라선 것이다. 2016년 9월 출시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QM6의 7월 판매량은 4,262대로 월 판매량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2위였던 기아 쏘렌토의 풀체인지가 임박한 상황에서 부분변경 신차효과를 등에 업은 QM6의 ‘요행’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그럼에도 QM6의 약진은 눈여겨볼 만하다.

LPG 모델이 QM6의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출처: 르노삼성]


QM6 판매차트 역주행의 비결 ‘LPG’


특히 흥행을 이끈 주역은 LPG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QM6 부분변경 출시와 동시에 2.0 LPe 엔진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부분변경 출시 후 한 달 간 계약된 QM6 중 78.1%가 LPe였다. 7월에도 LPe 모델이 2,513대 판매되며 QM6 판매의 58.9%를 차지했다. 결국 LPG 모델이 QM6 동급 2위 입성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LPG 모델의 흥행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올 3월 ‘기습적으로’ 일반 판매가 허용되기 전 LPG차는 렌터카와 택시, 장애인용 차량으로 이뤄진 틈새시장에 가까웠으니까. 그러나 일반 판매 허용 후 5개월, LPG는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에 이은 제4의 선택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LPG차의 인기는 새로운 대세가 될까, 아니면 반짝 유행에 그칠까?

원래 LPG 차량은 장애인용, 영업용 등 일부에만 허용했었다 [출처: 현대자동차]


LPG차 일반인 판매가 허용된 건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이다. 운송 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그간 일부에게만 허용됐던 LPG차 판매를 전면 개방한 것이다. 빗장이 풀릴 것이라는 소문은 몇 년 전부터 돌았지만, 일사천리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던 완성차 회사는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어쨌거나 새로운 시장이 열리자 소비자의 관심은 정작 미세먼지보다는 LPG차의 경제성에 쏠렸다. 정부 정책에 따라 휘발유:경유:LPG의 가격 비율은 100:85:50에 가깝게 조정되고 있다. LPG차의 연비는 가솔린차보다 나쁘지만, 압도적으로 저렴한 LPG 연료비 덕분에 같은 거리 주행 시 유류비가 연비 좋은 디젤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세먼지가 연 LPG 시장, 소비자는 ‘경제성’에 집중


르노삼성은 도넛형 탱크 최초 도입 등 LPG 차량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출처: 르노삼성]


디젤차의 경우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고가의 후처리 장치가 탑재되고, 이로 인해 동급 가솔린차 대비 최소 백만원 이상 비싸지게 된다. 게다가 장기 보유 시 인젝터, 고압펌프 등 고가의 디젤 엔진 부품의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 유지비 부담도 크다. 그에 반해 LPG차는 가솔린차와 비슷한 가격과 구조로 구입 가격 부담도, 유지비 부담도 적다. 물론 소음과 진동이 적은 건 덤이다. 초기 구입비용이 비싼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와 비교해 보더라도 LPG차의 경제성은 소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런 관심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한 건 르노삼성이었다. 이전부터 르노삼성은 LPG차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도넛형 연료 탱크를 적용해 편의성을 개선했고, 준대형 세단인 SM7에 장애인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0L LPG 엔진을 적용해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이번에도 르노삼성은 가장 먼저 일반 판매용 차량 인증을 마치고 판매에 돌입했다. 뒤이어 추가된 QM6 LPe는 세단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LPG 모델의 저변을 크게 확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디젤 회의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SUV는 디젤’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QM6 LPe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SUV 시장에서도 LPG차 수요가 충분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위 자리를 빼앗긴 쏘렌토는 차기작에서 LPG 라인업을 추가할까? [출처: 기아자동차]


QM6의 히트에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LPG 라인업 확장에 나선다는 이야기도 돈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LPG 연료 직분사 시스템과 터보를 결합해 효율을 높이고 저속 토크를 보완한 T-LPDi 엔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LPG 시장에서도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1톤 트럭용 신형 LPG 엔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베뉴와 셀토스 등 소형 SUV에 LPG 엔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싼타페, 쏘렌토 등 QM6와 직접 경쟁하는 중형 SUV에도 가격 경쟁력과 효율성을 두루 갖춘 LPG 라인업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가솔린과 디젤의 양강 체제였던 국산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디젤차 완전 대체 ‘역부족’, 넘어야 할 산 많아…


그렇다면 LPG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된 디젤차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LPG차의 흥행이 일부 차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단과 SUV, 그것도 중형급 내외에서만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경차, 소형차 등 소형 세그먼트에서는 가솔린 엔진만으로도 두 자릿수의 높은 연비를 기록하기 때문에 LPG 엔진의 경제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작은 차체에 부피가 큰 LPG 봄베를 설치하면 공간을 많이 희생할 수밖에 없다. 대형차에서는 고객이 갖는 유류비 저항이 비교적 적어 LPG차의 장점이 부각되지 않는다. 디젤 비중이 높은 상용 부문에서도 LPG 엔진이 디젤 엔진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이미 기아 봉고3 LPG 모델이 시판 중이지만, 토크가 낮아 무거운 화물 적재 시 운행이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효율성이 가장 잘 부각되면서도, 강한 출력이 필요하지 않은 중형급 차종에서 LPG차의 효용이 가장 커질 수밖에 없다. 


LPG 돌풍의 주역 QM6, 새로운 대세가 될까?


QM6 LPe의 성공은 찻잔 속 태풍이 될까, 아니면 새로운 대세가 될까? [출처: 르노삼성]


현재는 LPG 연료 가격이 낮게 유지되지만, 가격이 오를 경우 경제성을 상실할 수 있다. 기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건 수요가 제한적이었던 까닭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인 LPG차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면 LPG 가격 역시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이로 인해 경제적 이점이 사라지면 LPG차 공급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LPG 엔진의 연구개발 이익이 적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터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LPG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매우 제한적이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LPG 엔진 기술을 지니고 있음에도 수출 등 전략적 가치를 높게 두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결국 여타 모델처럼 발 빠른 기술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QM6가 LPG차의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직 이것이 단기적 흥행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인기 모델이 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과거에도 7인승 LPG SUV가 인기를 끌다가 경쟁에서 도태돼 자취를 감췄던 적이 있던 만큼, 이 인기도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면 LPG차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대체하기 어려운 장점이 있다. 결국 소비자에게 꾸준히 선택받기 위해서는 LPG차만의 강점을 지켜나가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효율이든, 가격이든, 상품성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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