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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도전한 ‘울릉도 일주’ 上편
작성일 : 2019-07-26 조회수 2345
안녕하세요. (차)에 대한 (차)이를 만드는 (차)차차 차기자입니다.

자동차 여행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몰랐던 풍경도 볼 수 있고, 내가 가고 싶은 장소를 언제든 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죠. 무엇보다 나만의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다른 교통수단에서 느낄 수 없는 장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블로그 지기는 울릉도까지 차를 타고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전기차로 말입니다. 전기차에 대한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아름다운 울릉도와 쏘울 부스터 EV

전기차 타고 서울-포항-울릉도를 가다
요즘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80km가 넘으며, 휴게소마다 충전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한 울릉도에도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됐다고 하니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55년 만에 전 구간이 완공된 울릉도 일주도로를 전기차로 달려보는 것도 색다를 것 같았지요. 서울에서 포항까지, 다시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그리고 울릉도 섬 전체를 배출가스 하나 내뿜지 않는 친환경 전기차로 돌아보고 왔습니다.



여행을 함께한 쏘울 부스터 EV와 니로 EV

울릉도에 가는 배편은 묵호항, 후포항, 포항항 총 세 곳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차를 배에 싣고 가려면 현재로서는 뱃길이 가장 긴 포항항으로 가야만 합니다. 한때 묵호항에서도 카페리를 운항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여객선만 다니고 있거든요. 이번 여행의 동반자는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기아 니로 EV와 올해 나온 쏘울 부스터 EV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85~386km에 달해 장거리를 오가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두 차 모두 주행가능거리가 긴 편이다

서울을 출발하며, 먼저 쏘울 부스터 EV에 올랐습니다.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460km가 넘었는데요. 출발지인 서울에서부터 목적지인 포항 부두까지의 거리는 약 330km이므로 이론상으로는 서울에서 포항까지 중간에 서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배터리를 아껴 달렸을 때를 가정했을 때 얘기입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굳이 배터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살짝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고, 라디오를 들으며 전비(電費)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쾌적하게 달렸습니다. 전기모터의 조용하면서도 힘찬 가속과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얻은 낮은 무게중심이 주는 안정감 등 전기차 특유의 운전 질감을 만끽하며 드라이브를 즐겼죠.


고속도로 충전소는 40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린 우리 일행은 2017년 완전 개통된 상주영천고속도로의 낙동강의성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휴게소에 설치된 환경부 급속충전기는 40분의 충전 시간을 제공했는데요. 40분이 지나면 충전이 자동으로 멈추며, 기다리는 차가 있다면 양보해야 합니다. 식사를 하고 떠나기에 적당한 시간이죠. 서울 출발 후 210km 정도를 달린 상태라 배터리 잔량이 절반 이상 남았지만, 운전자가 쉬는 동안 전기차도 밥을 먹여주었습니다.

울릉도가는 ‘카페리’는 포항항 출발선이 유일
서울을 떠난 지 4시간이 지나서야 포항에 도착했습니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배에 차를 실어 보낼 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요. 승객과 화물을 함께 실을 수 있는 카페리가 있고, 차만 실어 보내는 화물선이 있습니다. 보통 포항항을 출발하는 여객선은 오전에 출발해 정오쯤 울릉도에 도착합니다. 항해 시간은 3시간 남짓. 이 여객선 중에 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가 있습니다. 차와 함께 배를 타고 가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울릉도 항구에서 내리며 차를 받아 곧바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항항에 도착한 니로 EV

그런데 카페리 여객선은 당일 선적량에 따라 실을 수 있는 차량 대수가 달라집니다. 선착장에 차를 세운 순서대로 차를 실으며 차량 선적 예약을 미리 받지 않습니다. 정기적으로 오가는 화물차가 많기 때문에 외지 승용차의 경우 선적을 못 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카페리 여객선에 차를 싣는 작업은 통상 아침 일찍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전날 저녁이나 당일 새벽에 미리 도착해서 선착순으로 차를 세워놓아야 하는데, 이때에도 차를 꼭 실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화물선은 선적 예약이 가능하다


반면 화물선은 자동차 선적 예약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도 단점이 있습니다. 저녁에 포항에서 출발해 다음날 새벽에 울릉도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3시간 남짓 걸리는 쾌속선과 달리 항해에 8~9시간이 걸립니다. 또한 해당 화물선 운용사에 따르면 배에 차를 싣더라도 화물차 차주만 승선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차주를 비롯한 일행은 별도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야 합니다.


후진으로 선적을 한다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포항여객터미널에서 매일 9시 50분에 출발합니다. 평일 기준 운임은 일반석이 6만4,500원, 우등석이 7만700원으로 주말이나 공휴일, 특별수송기간 때는 10% 할증됩니다. 자동차 운임은 경차 및 소형차 13만원대, 중형차 16만원대, 대형차 및 수입차는 18만원대이며, SUV는 18만~20만원대로 조금 더 비쌉니다. 배는 9시 50분에 출항하지만 차량 화물은 7시 40분~8시 30분 사이에 선적해야 합니다. 두 대의 전기차를 실어 보내야 했던 우리는 좀 더 안전하게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운항하는 화물선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일행이 이용한 화물선의 경우 월, 수, 금요일에는 포항에서 19~20시 사이에 출항해 이튿날 새벽 5시 30분~7시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하는데요. 차는 늦어도 오후 5시 전까지는 실어야 하며, 비용은 대략 한 대당 20만원 정도였습니다.


사람은 여객선, 자동차는 화물선을 이용했다

오후 5시 무렵 전기차 2대를 화물선에 실어 울릉도로 보낸 뒤 이튿날 오전 여객선을 타기 전까지 여유 시간이 생겼습니다. 포항여객선터미널은 포항에서 유명한 영일대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데요. 항구와 인접한 해변에서 한가로운 저녁 시간을 보낸 후 포항 물회를 먹으며 첫날을 마무리했습니다.


포항항 여객 터미널 내부

승선 장담하기 어려운 울릉도 카페리
다음 날 아침, 우리 일행은 여객터미널 인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 있는 식사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9시 50분 예정이던 여객선 출항 일정이 기상 악화로 11시 50분으로 한 차례 늦춰지더니, 결국 오후 3시 출항으로 다시 연기됐습니다. 이쯤 되니 슬슬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이러다 울릉도로 못 가는 건 아닌지, 설령 가더라도 제날짜에 나올 수는 있을지, 행여 파도가 높으면 가는 동안 고생하지 않을지, 온갖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죠.


영일교와 영일대 전망대

다행히 오후 3시에 맞춰 승선할 수 있었는데요. 미리 챙겨 온 멀미약을 먹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배가 항구를 벗어나 속도를 높이자 역시나 바이킹처럼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출발할 때는 들뜬 관광객들의 시끌벅적한 선실은 시간이 좀 지나자 여기저기에서 곡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평소 뱃멀미를 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이날만큼은 힘든 기색이 역력했죠. 그렇게 3시간 반 정도를 달렸을까, 마침내 배가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고 눈앞에 울릉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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