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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1인자가 진화하는 방법, BMW X5
작성일 : 2019-06-25 조회수 1978
X5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드라마 가을동화(1999년)에서 배우 원빈의 차로 등장해 그의 '꽃미모'만큼이나 큰 화제를 모았다. 첫 출시 후 지금까지 220만대 이상 판매한 실적도 동급 최강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SUV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 X5는 BMW에 커다란 수익도 안겨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X5를 따르는 수많은 경쟁자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고객은 다른 차와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1세대 BMW X5 [출처: BMW]

4세대 BMW X5 m50d

이에 BMW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게 어떤지 파악하고 트렌드를 살펴본 뒤 최신 기술을 동원해 차를 빚었다. 또 다년간 쌓은 노하우를 통해 완성도 높였다. 특히 2세대에 바탕한 3세대는 같은 플랫폼을 갖고 얼마나 성숙미를 높일 수 있는지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이번에 등장한 신형 X5(4세대)는 최신 CLAR 모듈러 플랫폼을 적용한 완전 신차다.


디테일을 통해 화려해진 전면부

시원하게 뻗은 사이드 캐릭터라인

당당한 덩치에 부여한 세련미
차체는 이전보다 부쩍 커졌다. 길이 4,922㎜, 너비 2,004㎜, 높이 1,745㎜로 이전 세대와 비교해 36㎜ 길고 66㎜ 넓으며 17㎜ 낮다. 덩치가 커졌지만 둔한 느낌은 최소화했다. 면적을 키운 라디에이터 그릴, 얇게 빚은 레이저 헤드램프, 자잘한 장식재로 꾸민 앞범퍼가 시선을 분산하고 있는 덕분이다. 측면은 직선을 강조한 캐릭터라인을 통해 안정적인 자세로 빚었다. 시승차는 최상위 모델에 해당하는 M50d인 만큼 더욱 화려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특히, 사이드미러 커버, 펜더 장식재 등이 인상적이다. 엉덩이는 가로로 길게 자리한 테일램프가 돋보인다. 이전 방식대로 리어램프를 빚었다면 분명 ‘L’자 형태였을 테다. 주름을 여러 번 접은 트렁크, 두툼한 뒷범퍼, 사각형 배기구는 높은 차체의 시각적 단점을 상쇄하고 있다.


고급스러움과 첨단 이미지를 강조한 실내


시인성이 부족한 계기판

고급스러움과 하이테크가 조화로운 실내
실내는 최신 BMW 트렌드를 따랐다. 운전자 방향으로 살짝 튼 수평 구조 대시보드, 한 줄로 배치한 센터페시아 버튼이 대표적이다. 기어레버 주변은 나무 장식재를 큼직하게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장식재와 버튼이 맞닿는 부분은 과연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완성도다. 아울러 크리스탈을 사용한 기어레버도 차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12.3인치 LCD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주행 등 너무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띄우는 탓에 시인성이 떨어진다.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려보니 정보전달력이 부족해졌다. i드라이브는 UI 구성이 무르익었다. 메뉴 구성도 직관적이며 반응도 빠르다. 무엇보다 터치 기능이 추가돼 보다 손쉽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크리스탈 소재 기어 레버

착좌감을 개선한 2열 시트


성격과 차급을 고려하면 뒷좌석 구성은 준수한 편이다. 개별 에어컨 온도 조절, USB 충전도 지원한다. 트렁크는 기본 645L며, 2열을 40:20:40 비율로 접으면 최대 1,860L로 늘어난다. 트렁크 바닥은 두 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짐을 쉽게 넣고 뺄 수 있게 리어서스펜션 높이를 40㎜ 낮출 수 있다.


네 개의 터보를 탑재한 3.0L 디젤

네 개의 터보가 만든 디젤 퍼포먼스
아직 국내에는 X5m이 나오지 않은 상황. 따라서 M50d가 얼굴마담 역할을 맡고 있다. 즉 고급스러움과 성능 모두 빠지지 않는 차라는 얘기다. 엔진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V6 3.0L 디젤에 터보차저를 네 개나 동원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7.5㎏.m를 뿜는다. 그러나 높은 숫자와는 다르게 초기 발진 가속은 차분하다. 컴포트 모드에서 일상적인 주행을 이어나가면 그 편안함에 하품이 나올 정도다. 뛰어난 정숙성과 묵직한 감각이 더해져 대형 세단을 모는 듯한 착각도 든다. 그러나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면 성격이 돌변한다. 풍부한 성능으로 고속은 물론 추월 가속 시에도 답답함이 없다. 계기판 숫자를 보고 나서야 실제 속도를 알아차릴 정도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가속페달 반응이 더욱 예민해진다. 특히 코너를 통과할 때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속도와 앞바퀴 방향에 맞춰 뒷바퀴 각도를 조정하는 4WS(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는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코너 탈출을 돕는다. SUV가 아닌 더 작고 날렵한 차를 모는 듯한 이유다. 무게는 2.2t으로 덩치에 비해선 가볍지만, 결과적으론 무겁다. 어쨌든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수준은 아니지만 비슷한 무게에선 가장 빠른 SUV라는 것만 분명하다. 육중한 차체를 움켜쥐는 타이어도 짜릿한 드라이빙을 연출하는 숨은 공신이다. 출고용 타이어는 단면적 앞 275mm, 뒤 315mm의 피렐리 P제로로 X5만을 위해 조율했다. 아울러 M스포츠 디퍼렌셜과 에어서스펜션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움 속에서 최적의 힘을 배분한다. 한 가지 아쉬움은 밋밋한 배기 사운드다. 디젤인 탓에 박진감이 없다.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인공적인 소리를 덧붙이지만, 자연산과 차이가 명확하다. 달리기 성능에 비춰보면 더 짜릿한 소리가 들려도 좋겠다.



BMW X5는 1인자가 왕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디자인, 패키지, 운전 편의성, 효율, 성능 등 어느 것 하나 X5답지 않은 구석이 없다. 이제 플래그십 자리는 X7에 넘겼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에서나 통할 이야기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대륙에서 X7은 너무 과하다. 소수의 고객만 상대하는 차보다 X5의 대중 영향력이 훨씬 크다. BMW X5는 SUV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에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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