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자동차에는 암묵적인 기준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최고의 자동차로 인정받으려면 꼭 지켜야 하죠. 그중 하나는 12기통 엔진입니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 같은 초호화 자동차는 양산 승용차 엔진 중에 실린더 수가 가장 많은 12기통 엔진을 얹어줘야 체면이 살아납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물결이 거세지면서 배출가스 양이 많은 12기통 엔진은 퇴출당하는 분위기죠. 12기통 엔진의 권위가 예전만 못한 이때 새롭게 암묵적인 기준으로 떠오르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전기 파워트레인입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만큼 전기 파워트레인 모델 하나 정도는 갖춰야 시대를 이끌어 가는 자동차로 인정받습니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커지는 중이어서 비어 있는 영역이 많습니다. 초호화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도입은 아직도 초기 단계죠. 초호화 자동차 중에서 대형 SUV는 이번에 마이바흐가 EQS SUV로 전기차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이나 벤틀리 벤테이가는 아직 소식이 없죠. EQS SUV는 마이바흐에서 처음 내놓는 전기차입니다. 초호화 전기 SUV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QS SUV에 마이바흐 특색 입혀
마이바흐는 과거에는 독립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벤츠의 서브 브랜드입니다. 벤츠 안에서 최고급 모델 역할을 담당하죠. 고급차 안의 고급차인 셈입니다. 마이바흐 EQS SUV는 벤츠 EQS SUV를 고급스럽게 다듬어 완성했습니다. 디자인의 큰 틀이 바뀌었다기보다는 EQS SUV에 마이바흐의 특색을 입힌 거죠. 크롬으로 덮은 B필러처럼 마이바흐의 고유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습니다.
곳곳에 장식한 마이바흐 표식
외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그릴입니다. 검은색 패널에 크롬 스트립을 수직으로 촘촘히 배열해 마이바흐만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범퍼 트림이나 D필러 등 곳곳에 마이바흐 엠블럼과 레터링을 더해 고유한 신분을 과시하죠. 옵션인 투톤 색상을 적용하면 한층 희소하고 고급스러움 감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마이바흐 고유의 알루미늄 단조 휠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대시보드를 가득 메운 디스플레이
실내에는 EQS SUV와 마찬가지로 MBUX 하이퍼 스크린이 대시보드를 가득 채웁니다. 다른 점이라면 마이바흐 EQS SUV용으로 특별히 디자인한 전용 시작 화면입니다. 디스플레이는 뒷좌석에도 달렸습니다. 두 개의 11.6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MBUX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설치해 뒷좌석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죠. 기능 조작도 MBUX 태블릿을 활용하는 등 실내 곳곳에 배치한 디스플레이가 특징입니다.
고급스럽고 편안하게 꾸민 뒷좌석
실내에는 나파 가죽을 기본 채택해 실내 전체에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마이바흐 EQS SUV는 세단과 마찬가지로 쇼퍼드리븐 특성을 강조해 뒷좌석 승객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2열에는 이그제큐티브 시트가 기본으로 들어가서 통풍, 마사지, 온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죠. 쇼퍼 패키지를 선택하면 종아리 마사지 기능도 들어갑니다. 초호화 자동차답게 비행기 일등석 못지않은 편안하고 화려한 뒷좌석 공간을 완성했죠. 특히 뒷좌석 사이에는 마이바흐 전용으로 센터콘솔을 설계해 두 좌석의 독립성을 높였습니다. 외부와 마찬가지로 실내에도 페달, 스피커, 헤드레스트 쿠션, 앞좌석 등받이 등 실내 곳곳에 마이바흐 엠블럼을 적용해 자부심을 드러냅니다.
최고를 지향하는 강한 성능
마이바흐는 초호화 모델답게 성능도 최고를 지향합니다. EQS 680 SUV에는 전기모터 두 개가 들어가 출력 658마력을 만들어 내고 최대토크는 96.9kg·m에 이릅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4.4초만에 도달하고 최고시속은 210km까지 올라가죠. 1회 충전 주행 거리(WLTP 기준에 따라 내부에서 테스트한 잠정치)는 최대 600km 정도입니다. 주행 모드에는 특별한 마이바흐 모드가 있습니다. 이전의 컴포트를 대체하는데 뒷좌석 승객의 주행 편의성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모드입니다. 뒷좌석 탑승객의 신체 움직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서 편안한 승차감을 더 강화합니다.
마이바흐용으로 제작한 주행 사운드
특별한 차인 만큼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에어리얼 그레이스’는 마이바흐 전기차용으로 특별히 제작한 주행 사운드입니다. 실내에 울려 퍼지는 이 소리는 가속 페달 위치, 속도, 회생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반응해 만들어집니다. 지능형 사운드 디자인 알고리즘을 사용해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앰프에서 실시간으로 사운드를 계산하고 라우드 스피커를 통해 재생합니다.
초호화 대형 SUV 시장에서 전기차는 마이바흐 EQE SUV가 유일합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이나 벤틀리 벤테이가 라인업에는 전기 모델이 없습니다. 롤스로이스는 2020년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제품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 이전에 전기 SUV도 선보이겠지만 언제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벤틀리 전기차는 2025년에 나온다고 하는데 SUV와 세단의 중간 형태라는 소문이 돌고 있죠. 정통 SUV와는 좀 다른 모델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마이바흐 SUV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고,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입니다. 당장에 나올 만한 경쟁 모델이 없어서 한동안 초호화 대형 전기 SUV 시장은 마이바흐 EQE SUV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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