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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
박재용 교수가 말하는 '썩차의 매력'
작성일 : 2018-12-31 조회수 1531


자동차는 편리함과 즐거움을 주는 대상인 한편, 교통사고의 위험성과 구입과 유지에서 비롯된 경제적 부담 등 그 명암이 또렷하다. 자동차를 우리 생활을 돕는 유익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동차와 관련된 올바른 지식과 습관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자동차를 우리와 함께 하는 문화의 하나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산업, 기술, 예술, 경제 등 가장 고도로 발달한 현대 문명의 복합체로서 자동차를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갖고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은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제공하는 국산차가 대다수 국민의 발이 되어주는 한편, 수입차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고급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덕분에 새로운 차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나게 되었고 직수입차, 올드카 등 전례 없이 다양한 차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억눌려있던 자동차 욕구가 표출되면서 새로운 시장과 문화가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올드카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공랭식 포르쉐 911는 최근 몇 년 간 중고차 시세가 급등했다

필자는 ‘썩차, 잡차, 막차’라는 단어를 통해 이러한 자동차 문화를 주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썩차, 잡차, 막차는 무슨 뜻인가? 자동차 유지관리와 운행 목적에 따른 자동차를 구분하는 단어다. 썩차는 차령이 20년 이상 된 올드카, 잡차는 특징이 있는 차, 막차는 데일리카로 운용하는 데 손색이 없는 차를 의미한다. 한편으로 보면 어감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은 애정이 어린 단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마니아는 때때로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즐거운 대화의 안주로 종종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특히 썩차, 즉 올드카는 필자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다. 보통 썩차는 한 사람이 신차출고 때부터 현재까지 갖고 있는 차를 가장 좋다고 본다. 한 사람이 계속 보유하던 차는 오너의 애착은 물론 이와 얽힌 역사가 매우 깊고, 형언할 수 없는 애정이 깊게 스몄기 때문이다. 관리 상태 이력을 소유주가 전부 파악하고 있으므로 차의 컨디션도 대부분 좋은 편이다.

한편 여러 번 주인이 바뀌어 지금 소유주 품에 안긴 썩차는 오너가 진정 원하던 차를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손에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차에 관한 모든 이력을 오너가 전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예상치 못한 고장을 종종 겪기도 한다.




◆ 썩차란 무엇인가?


필자가 신차로 구입해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 다임러 세단과 크라이슬러 캐러밴

썩차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은 상당한 시간과 금전적인 부담이 따른다. 짧은 시간에 완벽한 상태로 유지하는 경우가 있고, 차근차근 하나씩 고쳐 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그저 차가 버틸 때까지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자동차 상태를 유지하는 만족도와 ‘복원 목표’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든 간에 썩차를 유지관리 하는 데는 오너의 자기만족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이 나와 같지 않더라도 다른 이를 존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지하는 게 가장 최상의 방법일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차를 지속적으로 운행하면서 소모성 부품을 꾸준히 교체한 차의 상태가 가장 좋았다. 여기서 말하는 소모성 부품은 일반적인 소모성 부품의 개념보다 조금 더 폭넓다. 자동차 외장 부품과 실내 인테리어 트림,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 차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파츠가 해당된다.

여담이지만, 엔진과 변속기는 고장 나면 고치거나 교체할 수 있으나 차체가 녹슬면 답이 없다. 수리를 해도 몇 년 뒤에 녹이 슬슬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런 차는 장기간 보유하기가 어렵다.



국내 자동차 회사는 수리용 부품 의무 보유 기간이 지나면 부품을 단종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자동차 회사는 수리용 부품 의무 보유 기간이 지나면 부품을 단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국산차는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따르는 편이다. 그래도 판매가 많았던 차라면 부품 수요와 공급이 원활한 편이어서 구하기가 한결 쉽다. 반면 특정 수입차 브랜드는 100년이 지난 차의 부품도 갖고 있을 만큼 사후 유지 관리 지원에 철저하다. 부품값이 다소 비쌀지언정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역사가 짧은 까닭에 자동차 선진국의 문화와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많다. 그렇다고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자. 국내 자동차 문화가 올바르게 형성된다면 그 자체로 특색 있는 문화가 된다. 일단은 차를 대하는 각자의 방식을 서로 존중하고, 좋은 점은 수용해 나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맞고, 틀리고, 잘했고, 잘못했음을 따지는 것보다 무의미한 일은 없다. 나에게 맞는 자동차 운용과 유지관리 방법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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