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만 들어도 설레는 이름 페라리. 아마 이 차의 이름을 모르시는 분들은 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고성능 수퍼카와 최고급 스포츠카를 만드는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지요.
[출처: 페라리]
페라리는 줄곧 레이스와 함께 해왔습니다. 일단 회사의 시초부터가 1929년 설립된 ‘스쿠데리아 페라리’ 레이싱 팀에서 출발했는데요. 돈을 벌기 위해 차를 판 것이 아니라, 레이스에 나갈 돈을 벌기 위해 레이스 카를 로드카로 개조해 판매에 나섰던 게 페라리의 시작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회사와 비교했을 때 설립 목적이 크게 다른 셈이지요.
젊은 시절 엔초 페라리의 모습 / 1951년 영국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는 페라리 [출처: 페라리]
페라리는 2차 대전이 끝난 1947년, 모데나 외곽에 위치한 소규모 공장에서 고성능 스포츠카를 소량으로 주문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또 다수의 레이싱대회에 참가하며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죠. 특히 세계 최정상 레이스인 F1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회사로써 한 시즌도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마라넬로 공장과 첫 번째 페라리 125S [출처: 페라리]
이러한 열정과 그들이 쌓은 이미지 덕분에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카 회사로 자리매김합니다. 오늘은 올해로 출범 70주년을 맞은 페라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가장 의미 있는 슈퍼카 7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함께 보실까요?
◆166 인터페라리 최초의 로드카 166 인터 (1948년)
페라리가 만든 최초의 로드카 166 인터입니다. 166은 경주차 125S와 166S를 기반한 GT카로 일반도로에서 더 편하게 달릴 수 있도록 승차감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차체는 카로체리아가 디자인했으며 튜브프레임 뼈대 위에 앞 더블위시본, 뒤 라이브액슬 서스펜션을 달았습니다. 엔진은 90마력의 V12 2.0L를 시작으로 1950년 2.3L, 1951년 2.6L로 대체됩니다.
◆250 GTO
250 GTO (1962년)
250 GTO는 오로지 GT레이스를 위해 단 36대만 생산했습니다. 차명은 그란투리스모(GT)에 '적합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오몰로가토(Omologato)의 앞 글자를 붙여 만들었죠. 출시 이후 3년간 FIA의 월드 매뉴팩처러 챔피언십을 석권하며 '최고의 페라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엔진은 V12 3.0L 엔진을 얹어 최고 300마력을 발휘하며, 0→시속 100㎞ 가속 성능은 5.9초, 최고 시속은 280㎞에 이릅니다. 지금으로 봐도 고성능이지만, 50년 전 기준으로 봤을 땐 어마어마한 속도였죠.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도 유명합니다. 지난 2014년 19번째로 생산한 250 GTO가 약 390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365 GTB4
365 GTB4 (1968년)
2인승 GT카로 '데이토나'라는 애칭도 갖고 있습니다. 기존 275 GTB/4의 후속으로 1968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데뷔했죠.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외관은 전형적인 콜라병 형상의 우아한 곡선과 가림막이 있는 헤드램프가 특징적입니다. V12 4.4L 엔진을 얹어 최고 352마력을 발휘했고, 최고시속은 280㎞에 이릅니다.
◆288 GTO
288GTO (1984년)
288 GTO는 1984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데뷔합니다. 양산차 처음으로 시속 300㎞의 벽을 돌파하면서 '슈퍼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1982년 FIA가 발표한 GT 경기인 그룹B 랠리에 참가하기 위해 288 GTO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경주에 참가한 업체가 무리한 성능 경쟁을 펼치는 바람에 1986년 경기 도중 심각한 사고를 겪었고 결국 경주가 중단됩니다.
총 273대를 한정 생산했으며, V8 2.9L 엔진에 트윈 터보를 장착해 최고 400마력을 냅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이며 최고시속은 304㎞에 이릅니다.
◆F40
F40(1987년) [출처: 페라리]
F40은 페라리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시그니처 모델입니다. 이 차가 출시 당시 엔초 페라리의 나이는 무려 90세. 슈퍼카 경쟁이 치열했던 80년대 당시 포르쉐가 959를 앞세워 최고시속 320㎞를 돌파하며 엔초의 자존심을 자극했죠. 엔초는 이에 대한 반격으로 F40의 최고시속을 959보다 높은 324km로 개발합니다.
원래 F40은 300대만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출시 이듬해 엔초가 사망한 뒤로 1,000여 대를 추가로 생산해 총 1,315대가 만들어집니다. 엔진은 V8 3,0L로 최고 478마력을 냅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3.9초, 최고시속은 324㎞를 자랑합니다.
◆엔초
엔초(2002년) [출처: 페라리]
엔초 페라리의 수많은 업적을 기념하며 개발한 시그니처 모델입니다. 당초 349대만 한정생산하기로 했으나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로 50여 대를 추가 생산하여, 총 400대의 엔초페라리가 공장 밖을 빠져나왔습니다. 엔진은 최고출력 660마력의 V12 6.0L를 탑재하여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불과 3.2초, 최고시속은 350km에 달합니다.
◆라페라리
라페라리 (2013년) [출처: 페라리]
2013년 제네바모터쇼에 공개한 라페라리는 엔초 페라리를 잇는 시그니처 모델입니다. 그리고 페라리 최초로 전기 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슈퍼카입니다. 800마력의 V12 6.2L 엔진과 163마력을 내는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은 최고 963마력, 최대 토크 91.8㎏·m를 발휘합니다. 마지막으로 생산한 500번째 라페라리는 지난해 경매에서 약 82억 원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라페라리 아페르타 [출처: 페라리]
한편, 페라리는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라페라리의 오픈톱 모델인 '라페라리 아페르타'를 출시했습니다. 210대만 한정 생산했으며, 최근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개최한 자선경매에서 마지막으로 생산한 차가 약 112억원에 낙찰됐습니다.
물론 오늘 만난 페라리를 돈의 가치로만 바라볼 순 없습니다. 레이싱에 대한 열정과 이탈리아 장인이 빚은 기계공학의 결정판이니까요. 또한 수 많은 팬을 양산하고, 그팬들에게 꿈의 대상이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페라리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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