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다정한 내 친구, 아기 자동차 씽씽이” 이 광고를 기억하십니까?
199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에서 나온 광고로 잠재적 고객인 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기업 광고예요.
한 편의 만화 같은 광고로 어린아이들에게 ‘내 친구 현대자동차’의 이미지를 각인시켰습니다.
당시 경쟁사들이 제품 판매를 위한 광고에만 신경을 쓰던 때여서 더 파격적이었죠.
파격적인 자동차 광고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무수한 논란(?)을 일으키며 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던 현대 엘란트라(1990~1995) 광고 중 아우토반 편이에요.
고성능 세단임을 강조하기 위해 독일 아우토반에서 포르쉐 911이 엘란트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결국 포르쉐 운전자가 ‘엄지 척’을 하며 경의를 표하는 광고로 아직도 우스갯소리로 엄지의 의미를 ‘난 1단으로 달렸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광고 하나로 단종된 지 25년이 넘은 차를 기억하고 추억을 떠올립니다.
자동차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능, 디자인 등이 아닌 기발한 광고 하나로 오랜 시간 기억되기도 하죠. 씽씽이와 엘란트라처럼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거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자동차 광고를 찾아봤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매직 보디 컨트롤
메르세데스-벤츠는 뛰어난 승차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동차 대신 닭을 보여줬습니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등장한 닭은 흰 장갑을 낀 사람 손에 들려 이리저리 몸이 흔들려요.
몸이 움직이는 와중에도 닭의 머리와 목은 흔들림 없이 정면만을 쳐다봅니다.
앞뒤, 좌우, 위아래 등 몸은 계속 움직이지만, 닭은 무슨 일이 있냐는 듯 평온하기만 하죠.
이 영상은 벤츠의 서스펜션 시스템인 ‘매직 보디 컨트롤(Magic Body Control)’의 성능을 알리는 광고입니다.
피칭(Pitching), 요잉(Yawing), 롤링(rolling)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벤츠의 흔들림 없는 승차감을 닭과 손의 움직임만으로 코믹하게 표현한 점이 특징이죠.
2013년 9월 유튜브 업로드 이후 지금까지 2,000만여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우디, 콰트로
1980년대 중반 아우디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광고를 선보였습니다.
자사의 네바퀴굴림 시스템 콰트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스키 점프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죠.
눈으로 반쯤 뒤덮인 아우디 100CS에 누군가 올라타 시동을 겁니다.
시동을 걸 때 함께 점등되는 큼지막한 경고등과 태코미터 바늘, 누런 헤드램프 색상은 지금 보면 다소 촌스럽지만 향수를 자극해요.
그리고 클로즈업되는 콰트로(Quattro) 레터링과 함께 운전자는 기어를 1단으로 변속합니다.
힘차게 출발하는 아우디 100CS는 거침없이 스키 점프대를 거슬러 올라가요.
정상에 거의 다다를 즈음 아우디의 슬로건인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tch Technik)’이 나오며 마무리합니다.
단순한 구성의 광고이지만 콰트로의 능력을 혁신적으로 보여줬어요.
피아트 500S
연구소 안에서 연구원들이 차문을 닫을 때 나는 음량을 확인하고 바퀴를 걷어차며 핸드백으로 차를 내려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되며 싸우는 커플이 나오죠.
남자친구에게 화를 내는 여자는 연구원이 했던 행동을 그대로 합니다.
이후 나쁜 남자들을 위해 시험했다(Tested for bad boys)는 내레이션과 함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으로 마무리합니다.
이 영상은 피아트 500S의 광고입니다.
피아트 500은 귀여운 외모와 작은 덩치가 특징인데요.
500S를 기존의 연약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쁜 남자들을 위한 터프한 이미지로 그렸습니다.
연구원이 나오는 에피소드 외에도 나쁜 남자 콘셉트를 활용한 광고가 여러 편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푸조 206
한 남자가 자신의 차를 이리저리 부딪치고 망치로 두들깁니다.
심지어 코끼리로 보닛을 깔아뭉개기도 하죠.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남자를 쳐다보며 의문이 가득합니다.
밤새도록 차를 이리저리 만진 남자의 목적은 자신의 차를 푸조 206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었죠.
남자가 친구들과 함께 푸조 206과 닮은 차를 끌고 파티장으로 가 아름다운 여자를 유혹하는 장면으로 광고는 끝납니다.
재미 요소가 돋보이는 이 광고는 푸조 206의 인도 방송용으로 206에 대한 선망을 재밌게 그려낸 점이 특징이에요.
혼다 페이퍼, 톱니바퀴
기발한 자동차 광고에서 혼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두 가지 광고를 보면 ‘역대급’이라는 말을 붙여도 전혀 손색이 없죠.
먼저 2015년에 방영된 ‘페이퍼(paper)’는 혼다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광고로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4개월 동안 3,000여 장의 일러스트를 사용해 2분 분량의 광고를 완성했는데요.
혼다의 엔진으로 시작해 모터사이클, 자동차, 로봇 비행기, 포뮬러1 등 혼다의 모든 분야를 종이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해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톱니바퀴(The Cog)’입니다.
작은 톱니바퀴로 시작된 움직임은 마치 도미노처럼 작은 부품들을 거쳐 자동차 타이어, 유리, 와이퍼, 스피커 등을 움직이고 혼다의 대표 모델인 어코드를 보여주며 끝나요.
부품 하나하나가 맞물려 조화를 이뤄야 작동하는 자동차를 표현한 이 광고는 순수하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했으며 컴퓨터 그래픽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치의 오차 없는 영상을 위해 부품들의 위치를 조정하고 움직이는 시간을 계산하는 등 606번의 시도 끝에 광고를 완성했어요.
엄청난 노력 끝에 만든 톱니바퀴 광고는 당시 가장 많은 광고상을 받은 것으로 기네스에도 등재됐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귀싸대기
벤츠가 자동차 없는 자동차 광고를 만들었던 건 매직 보디 컨트롤이 처음이 아닙니다.
1995년 벤츠의 내구성을 표현한 이 광고는 자동차는 물론 길게 말하는 장면 하나 없이 벤츠의 장점을 짧고 굵게 보여줬어요.
한 여자가 집에서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죠.
기다림에 지쳐 화가 난 여자에게 드디어 상대방이 나타나요.
차가 고장이 나서 늦었다고 말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벤츠냐고 묻더니 남자의 뺨을 때려요.
벤츠의 뛰어난 내구성을 믿는 여자는 남자의 거짓말에 화가 난 것이었습니다.
이후 100만km 주행해도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자막으로 끝을 맺어요.
자동차는 나오지 않지만 손찌검 하나로 벤츠의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발한 광고였습니다.
피아트 500X
피아트 500X 광고는 500S만큼이나 유쾌합니다.
시작은 어느 노부부가 나오며 후끈한 분위기가 연출돼요.
할아버지는 원활한 부부관계를 위해 화장실에서 비아그라를 떠올리게 하는 파란색 알약을 먹으려고 합니다.
한 알 남은 약을 입으로 넣어보지만 조준에 실패해 밖으로 떨어지고 말아요.
이리저리 튕기며 시내를 떠돌던 알약은 주유를 위해 대기 중인 피아트 500의 연료통으로 들어갑니다.
파란색 알약을 먹은 500은 울룩불룩 몸이 커지더니 500X로 변합니다.
주유를 위해 잠시 몸을 돌렸던 운전자는 당황하고 주변을 지나던 여인들은 500X에 추파를 던져요.
그리고 더 크고 힘이 넘친다는 내레이션의 중의적인 표현과 함께 마무리합니다.
재치와 유머를 모두 느낄 수 있고 500X의 탄생 비화(?)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광고예요.
지금까지 기발한 자동차 광고를 살펴봤습니다.
혼다의 창의적인 광고부터 피아트, 푸조의 유쾌한 광고까지 다양했는데요.
어떤 광고가 가장 재미있거나 참신하셨나요?
포스트지기는 수백 번의 노력 끝에 완성된 혼다 톱니바퀴와 귀싸대기 한 대로 내구성을 표현한 벤츠의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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